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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장수술을 하다 2부
    일상 2012. 9. 19. 23:06

    맹장수술을 하다 1부 http://ryper.tistory.com/19

    맹장수술을 하다 2부 http://ryper.tistory.com/20

    맹장수술을 하다 3부 http://ryper.tistory.com/21

    맹장수술을 하다 4부 http://ryper.tistory.com/22

    맹장수술을 하다 5부 http://ryper.tistory.com/23



    1부에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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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은 금요일 12시경 끝이 났지만, 나의 투쟁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전신 마취가 풀리면서부터 생살을 칼로 그은 통증이 엄습했던 것이다

    통증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피가 안돌아서 그런지 양 손이 마구 저려오기 시작했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혈압체크하러 들어온 간호사가 

    "얼굴빛이 원래 저래요?"라고 되물을 정도였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으랴;;;


    기본 링겔에 무통주사를 꼽고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부랴부랴 엉덩이에 진통제도 한대 맞고,,,,

    2시간정도를 끙끙 댄 후에야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뭐 이런 상태였다, 코에 꼽혀 있는건 산소발생기인가? 하는 거였고, 이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후에 때어내 버렸다


    (사진출처 http://cafe.naver.com/smile4you/910 포항여성아이병원 카페)

    무통주사라는건 "자가 통증 조절기"라는 건데, 위쪽 길쭉한 병에서 약 2~3일간 지속적으로 진통제가 흘러 나오고

    아래 조절기의 파란 버튼은 2~3초간 누르면 일시적으로 많은 약의 진통제가 투여되는 장치이다

    사용중에 급격하게 통증이 밀려온다 싶으면 파란버튼을 스스로 눌러서 진통제의 분량을 자율적으로 늘릴 수 있다

    금요일에 저걸 달아서 일요일 오후쯤에 때내었는데, 저걸 때내고 나니 그날 오후엔 두통과 미지근한 복통도 느껴졌던 것 같다

    (효과가 은연중에 계속 되고 있었던 것이라는 사실!!)




    이렇게 어느정도 병실과 통증에 적응해가고 있었을 오후 4시경에 수술을 집도(?)하셨던 

    외과 과장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꽤나 유쾌했다

    "이번에 수술날짜 잡길 참~ 잘했어~ 조금 더 있었으면 터질뻔했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순간 맹장염을 가짢게 보았던 나의 과거가 머릿속을 흘러가기 시작했고,

    의사선생님이 나가신 후에 간호사분은 

    "만약 터졌으면 복막염이 일어나서 수술범위도 크고, 장기하나하나 다 씻어내야되서 큰 수술 되었을거에요"

    라고 나를 안심시키려는 것인지,, 나를 겁주려는 것인지 모를 말을 하고 나갔다



    내가 며칠간 머무른 병실은 41병동 16호실, 2인실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숙미언니가 여기 근무하고 있으셨단다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열심히 씻고 있었을 텐데 ㄷㄷ)

    이 곳은 원래 2인실인데, 내가 수술을 하고 올라와서 끙끙대던 오후 2시경에 기존에 계시던 분이 퇴원을 하셔서

    나는 금요일부터 퇴원하는 화요일까지 주구장창 혼자서 이 병실을 썼다

    2인실을 1인실처럼 쓰는 바람에 TV채널도 내 마음대로 돌리고, 소등도 내가 내키는대로,,

    특히, 첫날에 간병을 하셨던 어머니도 건너 침대에서 편하게 주무시더라ㅋ

    더구나 어머니의 친한 동생(? 친구?)분이 의료원 청소반장으로 계셔서 중간중간 놀러와

    갖은 수다를 나누고 가시니,,,,,, 

    오죽하면 내가 "엄마는 집에 있는 것보다 여기 있는데 더 편하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 친구분께서 "여기 간호사들 죄다 시집갔어"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약간 실망했었던ㅜ.ㅡ병실에서 간호사는 천사다!!!)



    병동의 24시는 3교대 근무로 이루어진다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한 타임,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한 타임, 오후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한 타임으로

    구성되어서 총 여섯 분의 간호사가 8시간 씩 근무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간호사분의 병실방문은 약 4시간을 주기로 이루어졌다

    저녁 10시에 교체된 분이 한번, 새벽2시에 한번, 오전 6시에 한번, 오전 10시에 한번, 오후 2시에 한번, 오후 6시에 한번씩

    병실에 들어오셨는데, 그때마다 링거를 새로 갈거나, 항생제주사를 투여하고, 혈압-체온-맥박체크를 했다


    잠잘 때 민감한 나는 밤에도 길게 자야 3시간? 정도를 자다 깨다 반복을 했다

    더구나 오전 7시 반-정오-오후5시반이면 식사가 들어왔고, 밤새 3시간 남짓밖에 못잔 나는 

    아침먹고 걷기 한바퀴 하고 자고, 점심먹고 걷기 한바퀴 하고 자고, 저녁먹고 걷기 한바퀴하고 자고, 저녁에 링거 갈때 깨고 자기를

    반복했고,,,,,, 먹고-걷고-자고-먹고-걷고-자고를 무한 반복하고 있었다

    저녁에 푹~자는 시간이 적으니깐 하루종일 중간중간 여유가 나면 잠을 청했던 것이다

    참,,,,,,,,이건 뭐,,, 사람이 딴짓안하고 먹고 자는 것에 집중하게 해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system 같았다

    사실 수술들어가기전에 내 딴엔 여러가지 준비를 했었다

    심심한 시간을 대비하기 위해 노트북에 여러 드라마도 쟁겨넣고,

    못봤던 버라이어티도 몇 개 쟁겨넣고, 어느정도 공부를 맞추기 위해 역교론 책도 주섬주섬 챙겨왔었다

    그러나 마뿔싸!! 먹고 자느라 책장한번 못넘겨보고 집에 왔다ㅋㅋㅋ 노트북은 1시간 정도 썼다ㅋㅋㅋㅋ

    괜히 들고 왔다가 들고 갔다가 고생만하고 ㅋㅋㅋ

    병실에서는 자고 TV보는게 최고다 괜히 책같은거 줘봤자 팔만 아프고 귀찮다




    그렇게 불같은 금요일이 지나가고, 토요일이 되니 친구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광현햄과 같이 온 지원이와 춘원이는 무한도전을 다 보고 가려고 했으나, 

    다른 친구무리의 방문으로 무도가 방영되는 중간에 귀가를 했고, 영감-옥염둥이-돼지-배봉-표가 방문을 했다

    다음 날 일이 있다던 배봉과 표는 몇 시간 있다가 집에 갔고,

    영감-옥염둥이-돼지가 남아서 반대편 침대의 각 부분을 차지하고 누워 메이퀸을 보고 있었다

    그때 돼지의 전화가 울리더니,, 돼지의 어머니께서 치킨 2마리를 사서 병실에 들여다주시고 가시는 대 참사가 일어났다



    정말 대 참사였다

    아직 죽정도 밖에 먹질 못하고 있던 나에게~!!!!!!!!!!!

    닭다리를 쪽~~쪽 빨아대는 진우의 사운드 대참사~!!!!

    코끝을 야루는 치킨 스멜 대참사~!!!!!!!!

    것도 갓 튀겨온 산뜻한 아이들의 오 마이 갓 아이즈 대참사~!!!!!!!!! 




    제기랄,,




    이건 뭐,,, 몸이 회복되면 치킨부터 때려잡으렷다~!!




    -귀찮은 관계로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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