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발전

역사의 발전은 언제나 극상층이 아닌 중간층이 어느정도 먹고 살정도 부유해졌을때 일어났습니다
기후가 좋아졌든, 새로운 먹거리가 발견되든,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든,, 치자가 능력이 있든,,
중간층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 그 이상의 것을 바라볼 때 항상 역사의 발전이 있어왔습니다

고대 로마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게 된 것도 중간부유층이 성장함으로써 일어났던 것이고,
근대 유럽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게 된 것도 중간부유층이 성장함으로써 일어났습니다
그 외에도 언제 어느시기에든 극상층이 아닌 사람들이 부를 쌓아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던 시기는 여러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국가 혹은 사회가 그러한 호기를 맞닥뜨리게 되었을때 그 에너지를 역사적 발전으로
폭발시켰던 국가 혹은 사회가 가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극상층만이 가지던 권한과 권리를 새롭게 성장한 부유층과 나누어가졌다는 것이죠

조선초기의 과거제가 그러했습니다
부유한 정도를 넘어 아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고려의 권문세족들의 농장이 역성혁명으로 무너지고
전제개혁과 양민해방으로 사회에 양적 에너지가 부풀어 오를 시기에 권력을 잡고 있던 이성계와 정도전은
과거제도라는 것을 시행함으로써 부유한 상층양민들을 지배층으로 끌어들이게 됩니다
조선초기만해도 양민이면 과거에 응시에 가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향촌의 부유층만이
수학이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거의 그들이 중앙정계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호기는 조선역사에서 한번 더 나타나게 됩니다
임진왜란 이후 전국에 농토가 황폐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라졌던 시기에
살아남아 있던 사람들은 그 자체가 기회가 되었던거죠
축적된 발전의 기회는 조선후기 상품화폐경제의 발달로 나타납니다
경영형부농으로 성장한 이들은 위에 언급했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그 이상의 것들을 꿈꾸게 됩니다. 향촌에서의 향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조선의 권력층은 이 에너지를 간과합니다. 아니 애써 무시하죠
당시 조선은 소위 경화사족이라는 것들이 움켜쥐고 있었고,
왕조차 과거 패도적 측면은 거의 상실하고 이들과 연계하여 국가를 운영중이었죠
이 시기 극상층들은 자신의 권력을 새롭게 성장한 이들과 나눠가지는 것을 거부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조선전체에 팽배했던 내재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소화시키기 못했고,
이는 늙고 이빨이 빠져버린 조선이 멸망하는 근본적인 배경이 됩니다..

조선의 과거제는 그 이전시기의 한반도와 비교해 볼때 상당히 혁신적인 장치였습니다
하지만 인조시기 사족충군정책의 폐지로 조선은 기존의 양천제를 포기했고,,
그 이후로 과거제는 조선사회내부의 순환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물론,, 그 이전시기부터 점차적으로 그래왔지만서두요..

이와 같은 역사를 기반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을 진단하여 볼때,
지금의 대한민국은 극상층위주의 세계가 점차적으로 형성되어가는 단계입니다
조선으로 비교하면 14세기 후반쯤 되겠네요,,
제가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할 시기쯤이면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역사가 찾아온다면 이 나라 국민들이 바라던 평등한 세상은
강력한 외침이나, 강력한 내부의 폭발 이외에는 찾을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정말 많은 피를 요구하게 되겠죠
그래서 200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당면한 지금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지금 바로 잡지 못할 거라면 
우리는 스스로 최소한 향리계층은 되어야만 우리 자식들이 농노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